프랑스의 혁명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심한 불면증 환자였습니다. 선천적으로 약했던 위장 기능으로 ‘소화불량’을 안고 살아 밤잠을 설치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사관학교 시절부터 나폴레옹은 잠을 못 자기로 유명했어요. 그런데 프랑스 황제가 되면서 정복전쟁을 시작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점점 잠을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면 부족은 나폴레옹의 날카로운 지휘 능력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그가 워털루 전쟁에서 패배하는 하나의 원인이 됩니다.
불면의 밤은 괴로워요. 잠을 자도 온몸이 나른한 만성피로의 주범이며 이는 누구 하나만의 고충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이 잠을 잘 못 잔대요. 열에 4명은 주기적으로 수면제를 먹고, 열에 2명은 만성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하루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내는 현대인에게 이것은 재앙과 같은 것입니다. 한국에서 잠은 인생의 낭비이며 죽음으로부터 잠시 빌려온 시간에 불과하다는 통념이 대세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새벽축구회나 새벽기도회가 활성화된 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잠을 잊은 채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열정적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수면 부족 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 상태에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성공과 경쟁 때문에 수면과 휴식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풍조는 더 이상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수면 부족은 공부에 매진하는 청소년에는 성장에 지장을 주고 체중 증가와 비만, 면역 기능 저하를 가져옵니다.실수가 많아지는, 수행 능력과 주의력이 저하되고 지속적인 수면 부족은 우울증 등의 심각한 문제도 일으킵니다.수면 부족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한꺼번에 갚기 어려운 수면 부채에 됩니다.이 부채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우리의 뇌와 몸은 피해를 받게 됩니다.잠은 그냥 휴식이 아니라 뇌가 기억을 진정시킬 시간입니다.우리는 수면 중에 기억을 편집하고 저장한다고 합니다.잘 자면 기억력이 좋아질지를 설명하는 용어로 “시냅스 항상성”이 있는데 잠을 칠판 지우개 같은 존재입니다.수면을 통해서 시냅스가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게”리셋” 한다는 점입니다.이처럼 수면의 덕분에 새로운 활동을 계획하고 기억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잠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식하고 있는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며 남은 시간을 새로운 기억으로 충만시키는 인생의 필수 요소입니다.
얼마 전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하는 청소년은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루에 탄산음료를 3잔 이상 마신 청소년은 하루 1잔을 마신 것보다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청소년기 수면장애는 인지발달, 정신건강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들의 식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잠은 꼭 잘 자셔야 해요. 잠자는 동안 뇌에서는 나를 위해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믿고 최소한의 수면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잠이 약’이라는 말이 뇌의 관점에서 보면 헛되지 않습니다. 잘 자면 공부도 잘해요. 수면시간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잠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건강뿐만 아니라 학습능력 향상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